믿고보는 데이빗 핀쳐의 영화. 그는 역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데이빗 핀쳐는 에이리언3을 필두로 세븐, 파이트클럽, 패닉룸, 벤자민버튼, 소셜 네트워크 등의 걸작들을 만들어낸 인물.
결혼 5주년을 맞아 갑자기 사라진 아내, 그녀를 찾는 남편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들이 만나게 되는 과정, 행복한 가정생활로 완만한 시작을 하며 관객을 미소짓게 만든다. 모든 사랑이 그렇듯 사랑의 시작은 슈거파우더처럼 달콤하다. 그런데 그녀는 왜 사라졌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의문을 갖고 극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감독은 두 개의 시선으로 극을 갈라놓는다. 남과 여의 갈등이 항상 그러하든 남자의 네러티브와 여자의 네러티브는 엇갈리고, 관객이 남자라면 남자의 편을, 그리고 관객이 여자라면 여자의 편을 들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남자의 가족과 여자의 가족이 그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갈등이 확인된 이후, 관객은 이제 ‘해결’을 찾는다. 이 때, 사건을 더욱 골때리게 만들어 관객을 멘붕에 빠뜨리는 감독. 역시 데이빗 핀쳐다.
이 영화는, 유주얼서스펙트나 파이트클럽, 쏘우, 식스센스 처럼 단 한 번의 반전으로 관객들의 뒷통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레슬링을 하듯 남자쪽 한 번, 여자쪽 한 번, 또다시 남자쪽 한번… 이렇게 뒤집기를 시도한다. 그 때 마다 관객은 편가르기 상태에서 이겼다 졌다를 반복하게 만들어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반전이 열번은 되는듯…
ADVERTISEMENT
이런 경기에서는 마무리가 참 중요한데, 어쩜… 마무리까지 훌륭하다.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이제 그만! 단지, 마무리 이후에 남녀의 사랑과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도록 관객에게 숙제를 던진다.
데이빗핀쳐 감독은 지난 여러 작품에서 스토리 전개 내내 대결구도를 가져갔다다. 그것도 매우 차분한 어조와 건조한 시선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대결구도의 긴장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부추기지 않아도 긴장감이 지속되도록 하는 그의 연출법. 그는 참 똑똑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남자 벤 애플랙의 묘한 미소를 머금은 애매모호한 연기도 일품이지만, 여주인공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는 압권이다. 2005년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카이라 나이틀리의 언니 역을 맡았고 조 라이트와 약혼까지 했으나 조 라이트가 청첩장에 두사람이 같이 목욕하는 사진을 넣어 보내는 바람에 결혼이 깨졌다는 일화가 있다. 어쩄든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 꼭 보시라! 별점 네 개 드립니다.
<Gone Girl> Official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