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첫사랑은 각인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곡인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라는 가사에도 등장하듯, 언젠가 누군가와 또 사랑에 빠진다 해도 언제나 마음속에 남아 있을 단 한 사람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Diren Lee(이수연) 작가의 ‘Unforgettable(잊을 수 없는)’이라는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Diren Lee 作, Unforgettable (2014)

Diren Lee 作, Unforgettable (2014)

ADVERTISEMENT

ADVERTISEMENT

각인되는 사람, 각인되는 기억, 그리고 각인되는 체온…….

순간의 아름다운 기억은 마음에 남으며 때론 사람을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Unforgettable’이라는 작품을 통해 작가는 “아름다운 기억은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져,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남는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모두 각기 아름다운 추억들을 마음에 담고 살고 있을 것이고, 작품을 감상할 때 그러한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FIRST LOVE —
Utada Hikaru

最後の キスは タバコの flavorがした. にがくてせつない香り
당신과의 마지막 키스는 담배의 향기가 났지요. 씁쓸해서 애달픈 향기.

明日の 今頃には あなたは どこに いるんだろう 誰を想ってるんだろう
내일 이맘때에는 당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누구를 생각할까요.

You are always gonna be my love いつか 誰かとまた 戀に 落ちても
당신은 언제나 내 사랑일 거예요. 언젠가 누군가와 또 사랑에 빠진다 해도

I`ll remember to love You taught me how. You are always gonna be the one.
당신이 내게 가르쳐 준 사랑을 기억할 거예요. 당신은 언제나 내게 소중한 단 한 사람.

今は まだ 悲しい love song 新しい歌 うたえるまで
지금은 아직 슬픈 사랑의 노래. 새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을 때까지

立ち止まる 時間が 動き出そう としてる 忘れたくない ことばかり
멈추어 선 시간이 움직이려 하여도 잊고 싶지 않은 일들만 떠오르네요.

明日の 今頃には わたしは きっと 泣いてる あなたを 想ってるんだろう
내일 이맘때에는 나는 분명 울면서 당신을 떠올리고 있겠지요.

You will always be inside my heart いつも あなただけの 場所があるから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요. 언제나 당신이 있을 곳이 있으니까요

I hope that I have a place in your heart, too.
난 또한 당신의 마음속에 있고 싶어요.

Now and Forever you are still the one.
영원히 당신은, 오직 나에게 소중한 단 한 사람이랍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영원히 당신은 오직 나에게 소중한 단 한 사람이랍니다.”라는 가사가 기억에 남는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처럼, Diren Lee작가의 작품 또한 보는 이의 마음에 남는다.

Diren Lee 作, 나를 더 사랑해줘 (2014)

Diren Lee 作, 나를 더 사랑해줘 (2014)

Diren Lee의 작품 중 필자가 좋아하는 또 다른 작품이 있는데, 고양이 두 마리가 정면을 바라보며 애정을 갈구하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더 사랑해줘’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눈’이 주된 소재로 등장하는데, 그녀에 따르면 그녀가 그리는 눈은 관객 각자의 마음을 투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특히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이 눈빛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사랑 받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감정이 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깨어 있는 동안은 사랑받고 싶어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이 지나친 집착이 되어 상대방을 소유하려 하면 서로를 괴롭게 만들고, 결국은 관계를 어긋나게 만드는 것 같다.

서정윤 시인의 시집 ‘홀로서기’에 다음과 같은 시 구절이 있다.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은, 서로를 묶어두고 소유하려 했던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원하고 위해준다는 따뜻함에서 오는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온도를 잴 수는 없겠지만, 어떠한 한 사람의 온기로 인해 차가웠던 마음이 따뜻해지고 또 그러한 온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지게끔 할 수 있다는 것이 사랑의 순기능일 것이다.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안고 있는 Diren Lee의 작품들과 함께,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각자 잊을 수 없는 따뜻한 사랑의 기억을 많이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축복한다.

 

헬레나 유
아트 디렉터 및 칼럼니스트.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FX 애널리스트 및 TV 증권 시황 캐스터를 거쳐 헬레나앤코의 대표이자 아트 디렉터로로서 다양한 전시 기획을 통해 역량있는 한국 작가들과 대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단편 영화 출연과 함께 뉴시스헬스, 국제뉴스, 티브이데일리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Story

More from Art &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