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아크의 최고급 레스토랑 노마 (Noma)가 일본에 왔다. 수석 셰프 르네 레드제피 (Rene Redzepi)가 이끄는 노마는 어떤 미디어에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리스트를 선정하더라도 항상 베스트 5, 대부분의 경우 베스트 1, 2를 다투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명문 레스토랑이다.
물론 정식 오픈은 아니고 올해 1월 15일부터 2월 14일까지 한달 동안 팝업 오픈 형식으로 동경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Mandarin Oriental Hotel)의 37층에 자리 잡았다. 멀리 눈 덮힌 후지산이 보이는 아찔한 조망을 제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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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당 39,000엔의 가격으로 3시간에 걸쳐 16개 코스로 진행되는 식사는 레드제피 셰프와 그가 데리고 온 스탭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서빙된다. 음식은 일본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심지어 덴마아크에서도 선 보인 적이 없는 유니크한 메뉴들 뿐이다.
레드제피는 식재료는 반드시 로컬에서 구해야 한다는 철학 (locavore)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식재료는 일본 현지에서 구했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 작년 수없이 일본을 방문했다고 한다.
코스 첫 요리는 얼음 위에 서빙되는 점보 새우. 살아서 꿈틀대는 이 생새우 위에는 검은 개미들이 토핑되어 있어 작은 충격을 준다 (사실 개미는 코펜하겐 노마에서도 즐겨 쓰는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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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요리는 그렇게 충격적이지는 않다. 주목할 점은 콘부 (미역)나 미소 (된장), 우니 (성게알)같은 일본 요리의 전통적인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인데, 로컬 식재료를 존중하는 레드제피의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이 전통적인 식재료를 그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그의 실력.
대표적인 예가 토후 (두부). 오가닉 콩을 갈아 만든 두유에 특별 응고제를 첨가하고 20분 동안 쪄서 두부를 만든 뒤, 그 위에 지난 가을 야생 호두나무에서 따놓은 호두의 흰부위를 얹었다.
이 팝업 오픈은 물론 대성공. 요리는 요리대로 극찬을 받고 있고, 예약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 가장 손쉬운 예약 방법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숙박 패키지 (149,500엔 부터 시작)이지만 이미 완판된 지 오래라고 한다. 그래도 동경에 갈 기회가 된다면 시도해 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