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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옆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이 지금의 동관(East)과 서관(West)으로 나뉘기 전의 명칭은 ‘명품관’과 ‘생활관’이었다.

지금은 서관의 지하 식당가마저 새롭게 바뀌어 두 건물 모두 평균 이상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이전에는 두 건물에서 풍기는 분위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명품관’이라는 단어만 봐도 알 수 있듯,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를 건너 청담동으로 가는 곳의 시작점에 위치한 오른쪽 건물은 예전의 ‘생활관’과는 건물의 외관부터 시작해 내부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기품 있으면서도 정적이고 또 엄숙한 느낌마저 들었던 명품관은, 그 입구에서부터 고객을 분류하는 듯 했다. 물론 그 분류의 기준은 ‘브랜드의 가치’였다.

안종우 作, Brand Tastes Sweet 시리즈

안종우 作, Brand Tastes Sweet 시리즈

 

프라다, 셀린느, 루이비통 등 일반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명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 제품들의 원가는 얼마나 될까.

그러한 브랜드 제품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은 굳이 제품 원가를 알고자 하지도 않을뿐더러, 혹여 제품 원가를 알게 된다 해도 자신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로고가 박힌 ‘진품’을 구매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물론 중고 명품 샾을 통한 거래나 면세점 쇼핑 등의 방법으로 할인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여전히 가품이 아닌 ‘진품’을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왜 그들에게 브랜드는 끝없는 달콤함을 간직한 존재일까?

“브랜드는 달콤하다(Brand Tastes Sweet)”라는 타이틀을 내건 연작을 작업해 온 안종우 작가는, 브랜드는 동시대인들에게 ‘마약’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루이비통, 셀린느, 혹은 샤넬 등의 로고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상들마저도 그 브랜드가 가진 상징적인 힘으로 무형의 가치를 부여한다. 소비자들은 그러한 상징적인 가치에 빠져들고, 종국에는 중독되는 것이다.

중독이라는 것, 각 브랜드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아이콘에 중독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각 개인 스스로가 본인을 우상화하고 다른 이들에 비해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라는 일종의 ‘마약’에 중독되고, 그것으로 인해 심리적인 위안을 얻고 또 계속해서 찾게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고, 각 브랜드 매니저들은 고객들이 본인이 관리하는 브랜드에 매료되고 또 중독되게끔 할 방안을 찾아 상징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봤을 때 브랜드는 결코 인간이 물질문명에 노출돼 있고 사회라는 틀 안에서 생활하게 되는 한,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각 개인이 그것에 얼마나 의존하느냐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각자의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브랜드라는 마약. 당신은 얼마나 그것에 중독되어 있는가?

헬레나 유
아트 디렉터 및 칼럼니스트.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FX 애널리스트 및 TV 증권 시황 캐스터를 거쳐 헬레나앤코의 대표이자 아트 디렉터로로서 다양한 전시 기획을 통해 역량있는 한국 작가들과 대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단편 영화 출연과 함께 뉴시스헬스, 국제뉴스, 티브이데일리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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