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러브 스토리에는 대개 ‘첫눈에 반하다’라는 공식이 적용된다. 1955년 화보 촬영 차 모나코를 방문한 그레이스 켈리에게 첫 눈에 반한 레니에 3세의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170cm의 훤칠한 키에 빛나는 금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아한 자태에 그 누가 반하지 않을 수 있으랴. 결국 레니에 3세는 까르띠에의 10.47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로 그녀에게 청혼했고, 화답하듯 그녀는 영화 <상류사회>에 이 반지를 끼고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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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14시간>으로 데뷔 후 1956년 <상류사회>까지 총 11편의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그렇게 모나코 왕국의 왕비가 됐다. 히치콕 감독의 뮤즈일 정도로 귀족적인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은 그녀의 이름에 판타지까지 더했다. 1956년 결혼과 함께 은막을 떠나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살았지만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우아한 여성으로 꼽힌다.
켈리는 또한 270개의 다이아몬드로 파베 세팅된 푸들 모양의 브로치에서부터 섬세한 닭과 달걀 모양의 브로치까지 까르띠에의 동물 모티브 주얼리를 즐겨 착용했다. 가끔은 우아함이라는 트레이드 마크에서 벗어나 키치(kitsch)한 분위기의 고슴도치나 닭 브로치를 애용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팔찌, 여러 겹의 진주 목걸이, 이어 클립 등이 그레이스 켈리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주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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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1982년 막내딸인 스테파니 공주와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장례식장에서 펑펑 울던 레니에 국왕은 그 후 홀로 지내다 2005년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이 부부의 30여 년 간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죽음에는 차가운 음모론이 제기되어 왔다.
그녀가 모나코 왕비가 된 후 모나코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하게 만들어진 정략 결혼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왕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그녀가 술과 남자에 빠지자 왕실에서 그녀를 내쳤다는 내용이다.
영화 같은 삶을 살았고, 패션 아이콘으로서도 깊은 족적을 남긴 그녀에겐 너무도 가혹한 형벌 같은 소문이다.
그 후 모나코는 이 부부의 아들 알베르 2세가 왕위를 계승했다. 그는 201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 샤를린 위트스톡과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눈부신 미모의 샤를린의 주얼리 역시 그레이스 켈리 때 못지 않게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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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린은 프랑스 브랜드 레포시(Repossi)의 페어 컷(pear cut: 물방울 모양) 다이아몬드 반지로 프로포즈를 받았다. 호사가들은 시어머니의 에메랄드 컷 반지와 그녀의 페어 컷 반지를 종종 비교하곤 한다.
최근 개봉한 올리비에 다한(Olivier Dahan) 감독이 연출한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가 개봉되었다. 당연히 까르띠에가 주얼리를 맡았고, 켈리 역의 니콜 키드먼은 오리지널 피스를 재해석한 다섯 개의 제품을 착용하는 영광을 누렸다.
시간이 흘러도 절정의 우아함으로만 기억될 그녀의 클래식한 매력을 과연 니콜 키드먼은 어떻게 소화했는지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은 그녀가 착용한 주얼리에도 관심을 갖길 권한다.